채근담 한용운 강의
수성편(修省篇)7
일이 없으매 문득 생각하되 한잡閑雜한 상념이 있지 아니한가 하며
일이 있으매 문득 생각하되 추부麤浮한 의기가 있지 아니한가 하며
뜻을 얻으매 문득 생각하되 교긍驕矜하는 얼굴 빛이 있지 아니한가 하며
뜻을 잃으매 문득 생각하되 원망하는 정회情懷가 있지 아니한가 하여
때때로 점검하여 다多에서 소少로 들어가며
유有에서 무無로 들어가면 이것이 비로소 참다운 학문이다.
원문
無事 便思有閑雜念想否 有事 便思有麤浮意氣否
무사 편사유한잡념상부 유사 편사유추부의기부
得意 便思有驕矜辭色否 失意 便思有怨望精懷否
득의 편사유교긍사색부 실의 편사유원망정회부
時時點檢 到得從多入少 從有入無處 纔是學問的眞消息
시시점검 도득종다입소 종유입무처 재시학문적진소식
강의
사람이 응접하는 사물이 없이 한가로이 있을 때에는 생각이 허랑하고 조잡하기 쉬우니 이때에는 크게 반성하여 잡된 생각이 있고 없음을 살피며 응접하는 사물이 있어서 그 일을 행할 때에는 심사가 흐리멍텅하여 꼼꼼하게 언행을 조심하지 못하고 거친 객기로 허장성세虛張聲勢하기 쉬우니 이때에는 돌이켜보아 거친 의기意氣가 있고 없음을 살펴야 한다.
뜻대로 되는 때에는 의기 양양하일이 이루어져 만사가 여 교만하고 뽐내기 쉬우니 이때에는 물러나서 교만하고 뽐내는 기색이 있고 없음을 살피며 뜻하는 바와 일하는 바가 빈번히 실패하여 만사가 뜻을 떨쳐 버릴 때에는 침울 고민하여 하늘을 원망하고 남을 탓하기 쉬우니 이때에는 자기에게 반문하여 원망하는 생각이 있고 없음을 살핀다.
이와 같이 때때로 검토하고 살펴보아 만일 잡됨,거칠음,교만,원망의 잘못이 있거든 돌이켜 회개하여 많은 잘못이 적은 잘못으로 들어가며 잘못이 있는데서 잘못이 없는대로 들어가서 티없이 착하고 과오가 없는 사람을 이루면 이것이 학문적인 진실한 소식消息이다.